날로 악화하는 지구 환경이 인류의 노력으로 뚜렷하게개선될 수 있다는 증거가 나왔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세계기상기구(WMO), 국립해양대기국(NOAA),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9일(현지시간) 공동으로 발간한 보고서 '오존층 감소에 대한 과학적 평가: 2022'에서 파괴된 오존층의 복원 전망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세계 각국의 정책이 지금처럼 유지된다면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오존층이 2040년까지 1980년대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극 지역은 훼손이 심했던 만큼 회복 속도가 달라 북극은 2045년까지, 남극은 2066년까지 해당 수준으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됐다. 지구 대기에 있는 오존층은 생명체에 해로운 자외선이 지표에 도달하는 것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과학계는 1980년 후반부터 오존층에 구멍이 생긴다고 경고하며 그 원인으로 냉장고나 에어컨 냉매, 스프레이, 용제, 발포제 등에서 나오는 프레온 가스(CFCs·염화불화탄소)를 지목했다.
세계 각국은 '오존층 파괴물질에 관한 몬트리올 의정서'를 체결해 CFC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한국도 이 국제협약을 이행하기 위해 1992년부터 오존층보호법을 시행했다.
몬트리올 의정서가 1989년 발효된 이후 세계 각국의 CFC 사용은 9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류의 노력에 따른 오존층 회복은 당면 과제인 기후변화 위기에 시사하는 의미가 작지 않다는 평가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CNN방송 인터뷰에서 "오존층 보호를 위한 대응은 기후변화 대응의 좋은 선례"라고 평가했다. 탈라스 총장은 "우리가 오존을 파괴하는 화학물질을 단계적으로 퇴출하는 데 성공한 것을 보면 화석연료를 그만 쓰고 온실가스를 줄여 지구온도 상승을 반드시 시급하게 제한해야 했다는 점이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국제사회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를 촉발하는 이산화탄소, 메탄 등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려고 기후변화협약을 체결했다.
산업화 이전과 대비한 지구표면 온도의 상승 폭을 섭씨 1.5로 제한한다는 목표까지 세워 노력의 틀을 마련했다. 그러나 각국의 단기적 이해관계가 맞물리고 협약의 구속력도 느슨한 터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급격한 진전은 없는 상태다. 산업혁명 이후 지구표면 온도는 벌써 섭씨 1.2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번 보고서 결과와 더불어 주목되는 점은 오존층을 파괴하는 기체들도 온실가스라는 사실이다.
과학저널 네이처에 2021년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CFC가 규제되지 않았다면 현재 지구온도가 섭씨 1도 더 올랐을 것으로 분석됐다.
학계는 섭씨 1.5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홍수나 가뭄, 폭염, 혹한, 산불 등 극단적 기상현상의 빈도와 강도가 급격히 높아져 인류를 포함한 생태계가 위험해질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이 보고서는 오존층 변화를 추적하기 위해 4년에 한 번씩 발간돼왔으며 2022년 보고서는 10번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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