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천만' 신화를 쓴 김용화 감독이 우주 영화의 새 장을 열었다. 올여름 극장가에 무사히 상륙한 '더 문'이다.
영화 '더 문'(감독 김용화)의 언론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25일 오후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김용화 감독을 비롯해 배우 도경수 설경구 김희애가 참석해 질의응답에 임했다.
작품은 사고로 인해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도경수 분)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재국(설경구 분)의 사투를 그린다.
'더 문'은 '신과함께' 시리즈를 비롯해 '국가대표' '미녀는 괴로워' 등으로 누적 관객 수 4627만 명이라는 최고의 흥행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김용화 감독의 첫 우주 프로젝트로 관심을 모았다.
우주로 시선을 돌린 김용화 감독은 프로덕션 디자인 단계부터 철저한 고증과 자문을 기반으로 실물에 가까운 세트를 제작했고, 실제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쓰는 부품과 소재로 우주선 세트를 만들었다. 또한 촬영부터 VFX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정을 4K로 작업하며 달이라는 익숙하고도 새로운 세계를 스크린에 펼쳐내며 한국 영화의 지평을 넓혔다.
먼저 김용화 감독은 "280억 원은 큰 예산이다. 하지만 이 정도의 영화를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비용 대비 최고의 효과를 내기 위해 연기했다"며 "샷 수를 줄이고 사진처럼 정교함을 느낄 수 있는 극강의 텍스처를 위해 노력했다. 영화 내적으로는 제가 잘하는 감정을 담았다"고 자신했다.
도경수는 38.4만 km 너머 우주에 홀로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 역을 맡아 극한의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스윙키즈'(2018) 이후 약 5년 만에 관객들과 만나게 된 그는 "이번 작품으로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대한민국 최초 달 탐사를 떠난 우주 대원 황선우는 달에 발을 디딘 대한민국 1호 우주인이 된다. 이를 연기한 도경수는 "와이어가 한 줄이 아니라 5~6줄로 이뤄진 특수 와이어를 사용했다. 타이밍을 잡고 유영하는 장면이 가장 힘들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작품을 보고 만족감을 드러낸 도경수는 "세트나 우주복이 실제와 똑같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몰입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설경구는 우주에 홀로 남겨진 선우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전 우주센터 센터장 재국으로 분했다. 이날 작품을 처음 봤다는 그는 "(도경수를 보고) '난 날로 먹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어려운 용어가 가득한 대사를 소화한 설경구는 "부끄럽지만 지금도 이해를 못 했다. 우주 산업을 위해 애쓰시는 분들이 많은데 제가 몇 달 했다고 깨우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용어보다 상황에 집중하려고 했다. 중요한 부분만 실제로 세트를 짓고 나머지를 CG로 처리한 게 아니라 다 지었다.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희애는 NASA 우주정거장의 총괄 디렉터 문영을 연기했다. 적은 분량이지만 영어 대사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임팩트를 남긴다. 이에 그는 "특히 마지막 장면은 이성적으로 연기하고 싶었다. 그저 배우 생활을 한 사람인데, 문영 그 자체가 돼서 우주인한테 지시하고 있더라. 실제라고 착각이 들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한국의 나로 우주센터와 광활한 우주, 미국의 NASA에 떨어져 있는 캐릭터인 만큼, 세 배우는 직접 얼굴을 마주하지 않고 교신이나 전화로만 대화하며 극을 이끈다. 이에 김희애는 "벽을 보고 해서 호흡은 없었다. 미리 찍어놓은 걸 보면서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김용화 감독과 도경수는 '신과함께' 시리즈 이후 재회한 만큼, 더욱 관계가 깊어졌다고. 도경수는 "그때는 감독님이 어렵고 조금 무섭기도 했는데 이번에 교류를 정말 많이 했다. 선우가 느끼는 감정에 관해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더 문'은 도경수, 설경구, 김희애를 비롯해 김래원, 이성민 등이 특별출연해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김용화 감독은 "김래원은 제 대학 후배다. 사회에서 작품을 같이 해본 적이 없었다. '어떤 역할도 좋으니까 불러달라'고 해서 캐스팅했다"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앞서 김용화 감독은 쌍천만 신화를 쓴 '신과함께' 시리즈에서 용서와 구원, 죄의식 등 인간이 느끼는 보편적 감정을 다루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이번에도 배경은 달라졌지만, 비슷한 이야기를 전한다는 느낌이 들기도. "저도 만들고 놀랐다"고 운을 뗀 김용화 감독은 "같은 얘기를 공간을 바꿔서 또 했냐 싶으실 수 있는데 용서, 구원, 위로 등의 키워드가 지금 나이에서 많이 되새기게 되는 거 같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감독은 "올여름 한국 영화가 안 좋다고 말하고, 저도 느끼는 데 세 작품도 마찬가지지만, 흑역사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많이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김희애는 "너무 행복한 작업이었다. 처음 영화 보면서 본 후에 더 행복해졌다"고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더 문'은 8월 2일 개봉한다. [더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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