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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핵무기 이동 시작”… 러시아, 나토 코앞에 전술핵 재배치


러시아가 미국 주축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인접국인 우방 벨라루스에 핵무기를 재배치하는 작업에 돌입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러시아의 국외 핵무기 배치는 1996년 과거 소련 일원이었던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3국에서 핵무기를 완전히 철수한 지 27년 만이다.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포럼 참석차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 중이던 알렉산드로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이미 (러시아군의) 핵무기 이동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핵무기가 벨라루스에 이미 도착했느냐’는 질문엔 “아마도 (그럴 것이다). 벨라루스로 돌아가 확인해 보겠다”고 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방장관은 이날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러시아 전술 핵무기를 벨라루스 영토 안 특수시설에 저장하는 절차에 관한 합의문에 서명했다. 러시아 서쪽, 우크라이나 북쪽에 있는 벨라루스는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와 국경을 접한 요충지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군이 배치되는 등 친러 행보를 보인다.

전술 핵무기가 전략 핵무기와 달리 사거리가 짧고 주로 국지전에 사용되는 저위력 무기라 하더라도 벨라루스 배치는 나토를 향한 러시아의 핵 위협이 이전보다 확연히 높은 수준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러시아가 최근 본토와 점령지에서 우크라이나군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향후 우크라이나군 반격으로 전황이 불리해질 땐 실제 핵무기 사용이 가능하다는 핵위협을 노골화할 수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전 대통령)은 26일 기자들과 만나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전투기를 제공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으며, 심지어 핵무기를 제공할 수도 있다”며 “그럴 경우 그들(우크라이나)에게 핵탄두를 실은 미사일이 날아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의 이런 행보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이후 핵보유국 스스로 핵무기 확산을 방지한다는 의무를 저버림으로써 NPT 체제를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측면도 있다. 미국 등 서방은 강력히 반발했다.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러·벨라루스의) 합의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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