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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강이 쩍쩍 말라붙는다… 올해도 '가뭄의 해' 될까


전 세계의 물줄기가 말라붙었다. 영국 전역의 강 수위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주저앉았고, 중국 창장(長江·양쯔강) 유역의 담수호는 바닥을 드러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남부 지방 가뭄이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2002년 이후 기후 위기로 극단적 가뭄과 홍수가 늘었다는 연구마저 나왔다. 지난해 유럽을 덮친 '500년 만의 가뭄'이 올해엔 세계 각국에서 재연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올해 5월까지 건조한날씨가 계속될 것으로 예보되면서 가뜩이나 낮은 수위인 영국 전역의 강이 '엄청난 손상'을 입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의 가뭄 피해에서 아직 회복하지 못한 상황인데,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날씨가 이어지며 강 수위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영국은 '1993년 이후 가장 건조한 2월'이라는 기록도 썼다. 영국 환경단체 '리버스 트러스트'는 가뭄이 단순한 '물 부족' 현상으로 끝나지 않는다며 "물속 산소량이 줄고 오염 물질이 늘면서 결국 전국의 하천이 황폐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단 영국만이 아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조수 수위가 낮아지며 지난달 수상택시와 곤돌라가 운영을 중단한 일은 가뭄 탓에 몸살을 앓는 유럽의 현실을 보여준 상징적 장면이다. 연초 썰물로 운하가 마르는 일이 드물진 않다 해도, '15년 만에 가장 긴 썰물'이었다고 이탈리아 매체 더로컬은 전했다.

프랑스와 미국 서부도 마찬가지다. 지난겨울 가뭄 장기화로 강이 말라붙으며 올해 봄·여름 가뭄을 예고한 상황이다. 크리스토프 베슈 프랑스 생태전환부 장관은 전날 전국의 7개 주요 강 유역 당국에 여름 가뭄에 대비하라며 "당장 제한 급수 명령을 내리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미국 콜로라도강의 인공저수지 파월호 수위는 1960년대 이후 가장 낮아졌고, 콜로라도강의 수량도 매년 줄어들고 있다. 콜로라도강 상류위원회는 "(강의) 건조 상태는 현재이자 미래"라며 "이 독특한 상황에 적응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뭄은 아시아로도 이미 번졌다. 중국 양쯔강 유역의 최대 담수호인 포양호의 수위는 이달 초 역대 최저 수준인 7m 아래로 내려갔다. 포양호의 극갈수기(1년 동안 강물이 가장 적은 시기) 수위인 8m에도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이 같은 일은 지난해 9월 이후 다섯 번째다. 한국 남부 지방에서도 작년부터 이어진 가뭄으로 광주와 전남에 물을 공급하는 동복댐과 주암댐의 저수율이 20% 밑으로 떨어진 상태다.

이처럼 가뭄은 전 세계적으로 '일상의 재난'이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02년 이후 20년간 지구 평균 기온 상승에 따라 가뭄과 홍수 등 자연재해가 잦아졌다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연구결과도 이날 나왔다. 나사의 위성 데이터로 2002~2021년 각국에서 일어난 1,056건의 가뭄 및 홍수를 살펴본 결과, 극단적 이상기후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한 2015년부터 물 관련 재해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가뭄을 낳는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엘니뇨와 라니냐 등을 배제하고도, 상관관계가 입증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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