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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 금리 인상 새 국면…기로에 선 중앙은행들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사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애매한 경제 신호들이 나오면서, 각국 중앙은행들이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고 19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지표인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여전히 전년 대비 5%대에 머물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임금 상승률도 상향 안정화됐다.

지난해부터 이어 온 공격적인 금리 인상의 효과가 제대로 먹혀들지 않은 모양새다.

WSJ는 실제로 주택 시장이 안정되고, 실업률이 다시 감소하는 징후를 보이면서 금리 인상의 영향이 사그라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유로존은 이미 기술적 경기침체에 들어갔지만 올해 1분기 신규 일자리가 약 100만개 늘었고, 미국은 5월 일자리가 약 30만개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또 캐나다, 스웨덴, 일본, 영국은 예상을 뛰어 넘는 성장에 경기침체를 피했다. 이들 국가는 경기 전망도 낙관적이다.

WSJ는 이 모든 여건들로 인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어려운 선택을 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목표치인 2% 수준을 상회하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지, 인플레이션 하락이 지연되고 있을 뿐인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금리를 올리면 선진국 경제가 깊은 침체로 빠지게 되고,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는데도 금리 인상을 하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이 수년 간 이어지도록 방관하는 셈이 될 수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아일랜드 중앙은행 부총재를 지낸 스테판 게를라흐는 "중앙은행이 처한 상황은 부러워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어느 쪽으로 가든 큰 실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앙은행들이 처음부터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했기 때문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6월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올해 안에 2회 추가 금리 인상을 하겠다는 신호를 남겼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준금리를 4.00%로 0.25%포인트 올리면서 최소한 여름까지는 추가 금리 인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와 호주의 경우는 이달 금리를 인상했으나, 최근 몇 달 간 금리 인상을 멈춘 바 있다. WSJ는 경제 신호가 엇갈리면서 중앙은행들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면서, 금리 인상의 효과가 경제 전반에 나타날 때까지 충분히 오래 기다려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충분히 시간을 갖고 기다려야 하는 이유로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가계·기업의 저축이 축적돼 금리 인상의 영향을 상쇄하면서 소비를 지지했을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시간이 더 흐르면 소비가 자연스럽게 줄면서 인플레이션이 잡힐 것이라는 의미다. 또 세계 경제가 코로나19 대유행 여파에서 회복 중이라는 점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WSJ는 언급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높은 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연준 관계자들은 세계 경제가 금리 인상의 효과를 빠르게 흡수해 버리고 있기 때문에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 기업과 가계가 높은 물가에 영구적으로 적응해 버렸을 수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요르크 크레이머 프랑크푸르트 코메르츠방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이 추측이 맞다면 낮고 안정적인 인플레이션을 보였던 과거로 돌아가는 데 많은 비용이 들 수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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