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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시진핑, 북한 문제엔 '평행선'… 美 다음 행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첫 대면 정상회담에 임했으나,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도발 위협과 관련해선 양국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미국 측은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 측의 전향적 협조를 요청한 반면, 중국 당국은 북한의 "합리적 우려"를 얘기하며 사실상 도발 행위를 두둔한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한의 제7차 핵실험 전망 등 추가 도발 위협이 상존해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향후 대응전략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14일 현지에서 만나 3시간 넘게 회담했다. 두 정상은 작년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5차례에 걸쳐 화상회담과 전화통화를 했지만, 직접 만나긴 이번이 처음이다.

미 정부는 이날 회담에 앞서 일찌감치 북한 관련 문제가 주요하게 다뤄질 것임을 예고했다. 북한은 올 들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재개하는 등 각종 무력도발을 전례 없이 높은 빈도로 벌여온 데다, 현재 7차 핵실험에 필요한 준비까지 모두 마치고 그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이날 회담 결과에 대한 미중 양측의 설명을 보면 북한 문제와 관련해선 별다른 해결책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회담 뒤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이 장거리미사일과 핵실험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시 주석에게 명확히 얘기했다"면서도 "중국이 북한이 통제할 수 있다고 확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이번 미중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시 주석은 중국 측의 기존 입장을 설명했다"며 "한반도 문제의 핵심이 어디 있는지 직시하고, 각자의 우려, 특히 북한의 '합리적 우려'를 균형 있게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소개했다.

여기서 '북한의 합리적 우려'란 사실상 '미국으로부터의 안보 위협에 따른 자위권 차원에서 핵무기를 개발해왔다'는 북한 측 주장에 동조하는 표현이다. 이와 관련 중국 측은 올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재개 등 연이은 도발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미국 책임론'과 '대북제재 무용론' 등을 주장해왔다.

즉, 왕 부장의 설명대로라면 시 주석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북한의 도발을 저지하는 데 힘을 보태 달라'는 요청에 호응하지 않았단 얘기가 된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미중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공식 자료에선 '북한'을 아예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시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북한 입장을 상당히 옹호하는 얘기를 한 것 같다"며 "한미·한미일 군사훈련에 대해 북한이 갖고 있는 안보 우려를 설명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미중 양국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에 관한 인식차를 재확인함에 따라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중단과 도발 저지를 위한 미국의 압박은 한 층 더 거세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미 이번 회담에 앞서 "북한은 미국, 그리고 동맹국인 한국·일본뿐만 아니라 지역 전체의 평화·안정에 위협이 되고 있다"며 "북한이 이런 길을 계속 간다면 이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안보적 현시가 더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측의 '군사·안보적 현시 강화'가 곧 대규모 전략자산 투입을 뜻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한미 국방부는 이달 3일(현지시간) 열린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대북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 차원에서 미군 전략자산을 '상시 배치에 준하는 수준'으로 한반도에 적시 전개하기로 합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도·태평양 동맹들에 대한 미국의 방어 의지는 철통같다"며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도 북한이 7차 핵실험 등을 감행한다면 "추가 방어 조치를 취할 것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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