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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사우디 주축 OPEC+, 월 100만 배럴 감산 검토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주축인 산유국협의체 ‘OPEC플러스(OPEC+)’가 전세계 원유 공급량의 1% 수준에 해당하는 대규모 감산에 나설 것으로 관측됐다. 2020년 3월 팬데믹 초기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산 전망에 국제 유가도 장중 약 3%가량 급등하며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및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이달 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릴 OPEC+ 회의에서 하루 100만 배럴 이상의 감산이 검토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1%에 해당한다. 일각에서는 최대 감산량이 하루 150만 배럴이 될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유럽 에너지 위기와 글로벌 인플레이션 전쟁 속에 급격한 원유 감산은 국제유가 상승을 유도해 세계 경제의 또 다른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원유 감산 나서는 러시아-사우디

최근 경기침체 우려 속에 국제유가 급락으로 OPEC+가 감산에 나설 가능성은 예견돼 왔다. 브렌트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후 125달러까지 치솟았다 최근 80달러 대로 하락했고, 서부텍사산원유(WTI)도 6월 배럴당 122달러대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말 78달러 대로 급락했다. 3분기(7~9월)에만 23% 하락한 것이다. 지난달 초 회의에서 단행한 월 10만 배럴 가량 소폭 감산은 ‘예고편’으로 시장은 이달 월 50만 배럴 감산이 가능하다고 예측해 왔다.

하지만 지난달 말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대규모 추가 제재를 발표한 직후 OPEC 사무국이 2020년 3월 후 처음으로 대면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새 제재 명단에는 OPEC+의 주요 인사인 알렉산드로 노바크 러시아 부총리도 포함돼 있다. 서방의 대 러시아 제재 속에서 노바크 부총리를 포함한 OPEC+ 대면 회의는 산유국들의 정책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란 예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23개 산유국 협의체인 OPEC+를 사실상 이끌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하루 100만 배럴 감산을 지지하고 있다는 기사에 2일 오후 뉴욕상품거래소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중 82달러를 넘어서는 등 전장 대비 약 3%가량 급등했다. 런던 국제선물거래소의 11월 분 브렌트유도 장중 3.31% 오르기도 했다. 국제 유가 급등은 가뜩이나 에너지 비용 급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이나 ‘킹 달러’로 화폐가치가 급락한 아시아에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해 경제위기 우려를 더욱 키울 전망이다. 특히 유가는 ‘달러 표시’ 기준으로 하락했지만 달러 가치 상승분을 감안하면 여전히 미국을 제외한 유럽 아시아에는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이 사실상 미국의 러시아 제재에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는 점도 국제 정세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은 이달 초 러시아가 석유 수출로 전쟁비용을 충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원유 상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G7이 정한 가격 이하로만 러시아산 원유를 사들여야 해상 운송이 가능토록 해 러시아가 원유 수출을 통해서 얻는 이익을 제한하고, 주요국의 높은 물가 상승 압력에도 대응하겠다는 취지였다. 해상 운송 보험의 90%가 유럽 보험사에 가입돼 있다는 점을 무기로 ‘값비싼’ 러시아 원유 수송을 막겠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산유국 감산으로 원유 값이 오르면 중국, 인도 등이 러시아산 구매를 늘리는 등 서방 제재에 동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 로이터는 러시아 측이 100만 배럴 감산을 제한했다고 보도했다. 게다가 원유 비축량을 푸는 등 유가 안정에 정권의 명운을 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사우디에 증산 요청을 했음에도 OPEC+가 대규모 감산에 나서는 것은 사우디가 미국에 동조하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줄이고 있는 서방은 중동에 더 비싼 값을

주고 원유를 수입할 수밖에 없다”며 “경기 둔화에 고군분투 중인 중국은 이미 러시아 에너지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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