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남부 도시 자포리자에 최소 17발의 미사일을 쏟아붓는 등 전역에 걸친 공습으로 기간시설 등을 파괴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날 오전 전국에 공습 사이렌을 울리며 출근을 하거나 집에 있던 민간인들에게 대피를 촉구했고, 우크라이나군의 방공망을 피한 미사일이 곳곳에 떨어졌다.
동남부 도시 자포리자 지역에는 17발 이상의 미사일이 에너지 설비를 비롯한 기반시설 등을 타격했다.
이 밖에도 서부 흐멜니츠키, 동북부 하르키우, 중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지역도 기반시설이 파괴됐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러시아군이 이란산 자폭드론 7개와 칼리버 순항미사일 6개, 대공미사일인 S-300 등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했다. 러시아군이 발사한 로켓만 최소 70발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우크라이나군은 보고 있다. 유리 이나트 공군 대변인은 이날 TV 방송에 "우리 방공망이 러시아군이 발사한 자폭드론 7개 중 5개와 칼리버 미사일 6개 중 5개를 격추했다"면서도 "하르키우와 자포리자 등지로 발사된 S-300 미사일 35발은 격추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남부 오데사의 막심 마르첸코 주지사는 "러시아군의 전투기가 공중에 떠 있으며 칼리버 미사일을 장착한 군함도 바다에 있다"면서 민간인들이 신속히 안전한 곳으로 대피할 것을 요청했다.
러시아군은 전날 동부 루한스크 지역에서 탱크 등과 함께 중무장한 보병부대를 전선에 투입하며 진격을 시도하기도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투기 지원 요청을 위해 영국·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국을 순방하던 시기를 틈타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어 우크라이나 전역을 겨냥한 미사일 공습이 이날 발생하면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쟁 1년을 즈음한 때로 계획해뒀다는 대공세를 성공시키기 위해 기선 잡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군이 쏜 미사일 일부가 우크라이나 인접국인 몰도바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회원국인 루마니아 영공을 지나갔으며 이는 군사 동맹과 집단 안보에 대한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텔레그램에 올린 영상 메시지를 통해 "여러 발의 미사일이 몰도바와 루마니아 영공을 통과했다"면서 "나토와 집단 안보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해야 하며 반드시 멈춰야 하고, 멈출 수 있는 테러"라고 말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몰도바 국방부는 "미사일이 우리 영공을 통과한 사실을 탐지했다"고 확인했다.
반면 루마니아 국방부는 "흑해에 있는 러시아군 함정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공중에서 감지된 바 있지만 우리 영공을 가로지르지는 않았으며 국경 동북쪽으로 35㎞ 떨어진 곳을 지나갔다"고 부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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