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요충지 바흐무트의 압박을 강화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이 수세에 몰리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어려움을 호소한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이 바흐무트에서 전략적 후퇴를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1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바흐무트 전투가 갈수록 격렬해져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다시 맹공격에 나서면서 바흐무트에서 교두보를 마련하고 방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우리 진지 방어에 사용될 모든 것들을 적들이 끊임없이 파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대령도 바흐무트를 방문해 “(주변 상황이) 극도로 긴장된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적은 가장 잘 훈련된 와그너(용병그룹) 공격부대를 투입했다”며 “그들은 우리 군의 방어를 뚫고 도시를 포위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AFP통신은 바흐무트의 거의 모든 건물이 폐허가 됐으며 시내에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찍혔다고 전했다.
한 우크라이나 군인은 AFP 기자에게 “바흐무트가 함락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국 CNN 방송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경제고문 알렉산드르 로드얀스키의 말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바흐무트에서 철수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로드얀스키 고문은 “지금까지는 도시를 점령하고 있지만 필요하다면 전략적 후퇴를 택할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곳곳에 드론 공격을 강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드레이 보로비요프 모스크바 주지사는 지난달 28일 성명을 통해 “모스크바 동남쪽 110㎞ 떨어진 곳에 있는 소도시 콜롬나에 드론이 추락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사진에 찍힌 드론이 우크라이나제로 최대 800㎞를 이동할 수 있지만, 많은 양의 폭발물을 운반하기는 어려운 소형 모델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 매체는 크라스노다르 지역의 한 석유 시설에서 드론 공격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공항 상공에선 정체불명의 물체가 나타나 공항 운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당국은 공격에 대한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일부 러시아 전문가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깊숙한 지역을 공격할 능력이 있다는 점을 과시하고자 드론 공격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AP통신은 러시아 국영TV 해설자이자 모스크바 시 의회 부의장인 안드레이 메드베데프도 “이번 공격이 우크라이나의 더 광범위한 드론 공격의 전조일 수 있다”고 말했다 보도했다. 이어 드론 공격이 큰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러시아의 취약성을 드러낸 계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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