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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서 기상이변에 토마토·고추·오이·상추 등 공급 대란…구매개수 제한


앞으로 영국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려면 온 가족을 동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이변으로 농산물 출하량이 줄어들자 영국 슈퍼마켓 체인들이 앞다퉈 인당 구매개수를 제한했기 때문이다.

가디언지와 AFP통신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영국 슈퍼마켓 체인 '아스다'는 성명을 통해 "농산물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품목별로 구매 개수를 고객 1인당 3개로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아스다가 지정한 구매 제한 품목은 토마토·고추·오이·상추·샐러드·브로콜리·콜리플라워·딸기 등 8가지에 달한다.

이날 또 다른 영국 슈퍼마켓 체인 '모리슨스'도 다음날부터 토마토·오이·상추·후추는 인당 2개만 살 수 있다고 밝혔다. 슈퍼마켓들이 매출 감소까지 감수하며 앞다퉈 고육지책을 내놓은 이유는 영국 내 농산물 공급 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영국 소매상협회 앤드루 오피는 "유럽 남부와 북아프리카를 중심으로 기상이변이 발생해 과일과 채소 수확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운 영국에선 3월은 돼야 자국 농산물이 본격 출하된다.

따라서 겨울에 소비하는 농산물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 실제로 매년 이맘때 영국에서 판매되는 채소의 약 80%는 스페인 무르시아 지방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 최근 스페인과 이탈리아, 모로코 등지에는 평년 기온을 밑도는 이상 저온이 이어지는 바람에 농산물 출하량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영국 내 작황도 좋지 못해 부족한 수입 물량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성탄절 전후로 발생한 서리로 인해 당근·양배추 등 겨울철 밭작물이 피해를 봤다.

영국 식품업체 레이놀즈는 영국 내 농산물 물량이 예년 대비 최대 40%까지 감소했으며 특히 스페인산 후추의 수확량은 7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로 인해 일부 품목의 도매 가격은 정상 수준의 3배로 치솟았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도 농부들이 농산물 재배를 줄이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영국 하트퍼드셔에서 대규모 온실을 운영하는 리 스타일리스는 "예년 같으면 지금쯤 슈퍼마켓 진열대에 영국산 농산물이 올라와야 하는데 재배 비용이 늘어나 차라리 온실을 비워두는 농부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리 스타일리스는 올해 난방비 급등으로 인해 토마토·오이 등 온실 작물 생산량이 지난해 대비 30% 넘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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